인생은 하나의 산을 오르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학력, 경력, 재산, 명예라는 이름의 정상만을 바라보면서 쉼 없이 올라간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정상에 오른 후 묘한 공허감을 느낀다. 이게 다가 아니었나?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두 번째 산』에서 그 순간을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성공 그 이후의 삶, 즉 첫 번째 산(개인 중심의 삶)과 두 번째 산(의미 중심의 삶)을 비교하며,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성취가 아니라 '의미'라는 사실을 통찰력 있게 풀어낸다.
1. 첫 번째 산_사회가 말하는 성공
첫 번째 산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학벌, 직장, 외모, 돈, 지위 같은 외적 기준들이 ‘성공’의 척도가 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그 산을 오르기 위한 방법을 배워왔다. '경쟁에서 이기고, 남들보다 빠르게, 높이 올라가야 한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산의 정상에 도달했을 때 찾아온다. 성취감은 잠시일 뿐, 곧 공허와 불안이 밀려온다. “이걸 위해서 살아온 게 맞는가?”라는 질문이 머리속에 스멀스멀 떠오른다. 브룩스는 이 시기를 인생의 '침체기' 또는 '붕괴의 순간'이라고 부른다. 삶이 한순간 무너지는 듯한 경험. 그러나 바로 그때, 우리는 두 번째 산을 보게 된다.
2. 두 번째 산_헌신과 공동체, 그리고 진짜 나
두 번째 산은 완전히 다른 철학을 요구한다. 경쟁이 아니라 연결, 성취가 아니라 헌신,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브룩스는 이것를 ‘공동체적인 삶’이라고 부른다. 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삶의 목적을 내가 누구냐가 아니라, 내가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의식 전환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보통은 개인적인 위기, 실패, 상실을 겪고 난 후에야 그 변화가 시작된다. 책에서는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이 과정을 보여준다. 정계를 은퇴하고 지역 청소년 교육에 헌신한 사람, 가족의 간병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다시 정의한 사람, 혹은 종교적 신념이나 예술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 사람등 많은 사례를 통해 두 번째 산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에게 두 번째 산은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삶의 진짜 시작이었다.
3. 브룩스가 말하는 네 가지 헌신
책에서 브룩스는 ‘두 번째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맺고 있는 네 가지 헌신을 이야기한다.
- 하나의 직업에 대한 헌신 –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소명으로서의 직업.
- 배우자와의 헌신 – 타인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로서의 결혼.
- 철학적 또는 종교적 믿음에 대한 헌신 –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형성하는 신념 체계.
- 지역 공동체에 대한 헌신 – 이기적인 삶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과 연대.
이 네 가지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변화가 담겨 있다. 경쟁과 인정의 세계에서 내려와 관계와 책임, 사랑과 봉사를 중심으로 삶을 재구성하는 것, 그것이 두 번째 산의 본질인 것이다.
4. 왜 지금 이 책이 필요한가
현대 사회는 빠르고 복잡하며 끊임없이 ‘더’를 요구하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주 방향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정체성을 잃기도 합니다. 『두 번째 산』은 그런 우리들에게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바꾸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를 다시 묻고, 삶의 본질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서라고 제안합니다.
이 책은 특히 30~50대,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를 이뤘지만 삶의 깊이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 그러나 꼭 그 시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내가 오르고 있는 산이 진짜 내 산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이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책일 것입니다.
5. 마무리
『두 번째 산』은 단순히 ‘자기 계발서’라기보다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철학서에 가깝습니다. 개인의 성공에 멈추지 않고, 타인을 위한 헌신, 공동체와의 연결, 더 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산을 오르고 있나요? 혹시 첫 번째 산에서 지쳐서 내려오고 있다면 그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산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두 번째 산을 천천히 올라가면 됩니다. 그러나 단단하게 올라가야 됩니다.